삼성 파운드리 승부수…2021년 3나노 양산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에서 올해 공급하기 시작한 7나노(1㎚는 10억분의 1m)보다 성능을 35% 개선한 3나노 제품을 내년에 개발해 2021년부터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 중에서 삼성전자가 3나노에 대한 구체적 기술 개발·양산 일정을 처음으로 공개함에 따라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에 1년 정도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133조원을 투자해 2030년 시스템반도체(모바일AP·이미지센서·파운드리 등)에서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여기서 파운드리가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타클래라 메리어트 호텔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열어 차세대 `3나노 GAA(Gate All Around)` 기술 개발·양산 로드맵을 발표하고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회사)들에 제품 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 키트를 배포했다.

삼성전자는 3나노를 내년에 개발 완료하고, 2021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3나노 개발·양산 스케줄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3나노는 올 초 삼성전자가 양산을 시작한 7나노에 비해 칩 면적과 소비전력을 각각 45%, 50% 줄일 수 있고 성능은 35% 개선된다. TSMC도 3나노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 스케줄은 공개하지 못했다. 보통 기술 개발이 상당한 수준으로 진전됐을 때 일정을 공개하는 만큼 3나노에서 삼성전자가 TSMC를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신에서는 TSMC 측 3나노 양산 시점이 2022년일 것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파운드리 분석업체인 IBS의 한델 존스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 GAA 기술은 TSMC에 비해 1년, 인텔에 비해 2~3년 앞서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4나노 제품까지는 기존 핀펫 구조(회로의 3면이 전류를 제어하는 게이트에 접촉)를 활용하는 데 비해 3나노부터는 GAA(회로의 모든 면이 게이트에 접촉)를 이용할 예정이다. GAA는 핀펫에 비해 전류 흐름을 더 세밀하게 제어해 전력 소비는 줄이고 성능은 향상시킨다. TSMC도 3나노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GAA 방식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삼성은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에서 GAA 기술을 선보인 유일한 회사”라며 “3나노 GAA 최신 공정은 파운드리 비즈니스를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 서울 = 김규식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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